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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삽화 특별전

2011-09-14

자작 삽화 특별전

 

자작 삽화 특별전 - 천경자, 손소희, 이성자, 김병종

전 시 일 정 :  9월16일~10월30일

 

영인문학관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499-3(평창30길 81)
tel. 02-379-3182
fax. 02-379-3181

http://young-in.kr/main/index.asp

 

이성자와 목판화

“유화나 수채화를 그릴 때 드는 정신적 노동에 직접 두드리고 파내고 하는 육체적인 노동까지 더해져 더욱 큰 창작의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판화의 장점이다”
이성자

파리의 그랑쇼미르 아카데미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았던 이성자는 1957년 목판화를 접하게 되면서 회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는 판화인쇄소가 창의성 없이 일을 기계적으로 반복한다고 생각하여 시험인쇄부터 최종완성단계까지 손수 목판을 찍어냈다. 때문에 이성자의 판화는 동일한 작품의 대량생산이 아니라 늘 하나하나가 독특한 생명력을 가진 시간의 작업이기도 하다.

본격적인 목판화집의 제작은 세계미술경기를 좌우하던 파리의 대화랑, 샤르팡티에(Charpentier)의 주인인 레이몽 나셍타(Raymond Nacenta)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제작된 『일주일(1964년)』로부터 비롯되었다. 『일주일』의 폭발적인 호응을 발판 삼아 1969년 스위스 생 갈렌(St. Gallen)의 에르케르(Erker) 출판사에서 한국시조와 목판화를 앙상블한 목판화집 『시조』를 발간한다.
어려서부터 일찍이 문학의 소질을 보였던 이성자가 평소 즐겨 읊조렸던 황진이의 시조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한 『시조』는 시조와 목판화가 결합된 독특한 구성뿐 아니라, 1960년대 생소했던 한국 문학을 유럽의 중심에서 한글을 사용하여 당당하게 소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총 93권의 한정판으로 제작된 『시조』에 수록된 자판과 이미지는 기계로 찍어낸 것이 아니라 이성자가 직접 새겨낸 목판을 손수 하나하나 찍어낸 것으로 본 판화집 제작에 쏟은 이성자의 치열한 노력을 느낄 수 있다. 간간이 발견되는 독특한 한글 철자법은 일제치하에서 정식으로 한글교육을 받지 못하고 일찍부터 프랑스에 정착했던 이성자의 삶과 우리 문학의 역사가 묻어나는 것으로 더욱 흥미로운 감상 대상이다.


이성자기념사업회
2011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