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개인전에 부쳐
2017-01-16화가 이성자씨의 체불기간이 올해로서 30년을 기록하고 있다. 반생을 불란서에서 보낸 셈이다. 이 연륜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파리에서의 수업과 성장, 그리고 그 뚜렷한 자기 세계의 확립에 이르는 숨가쁜 긴장으로 점철되는 이 30년은 그 자신에 의해서나 우리 모두에 다같이 귀중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예술은 때때로 자서전적인 요소로 채워져 있다고 언급되는 바, 그것은 자신과 그 주변으로 한정되는 범위를 넘어 한국이라고 하는 보다 넓은 고향으로서의 이미지의 확대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 항상성이야말로 그의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귀중한 의미에 다름 아니다. 이만한 연륜이면 자기 형식 속에 안주하려는 것이 통념인데도, 그는 끊임없는 자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발전과 심화의 현상임이 분명하다. 폭 넓은 조형영역의 확대- 판화, 세라믹, 벽화 등- 역시 이 지속적인 변혁의 수단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보아야겠다.
이번 국내전은 「극지로 가는 사람들의 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대지와 수목과 성좌로 발전되는 화면의 변화는 땅에서 서서히 상승하는 무한한 공간에로의 열망이다. 모든 정감의 찌꺼기들이 걸러지고 남은 투명한 감각, 우주적 감정으로의 비상이기도 하다. 이 우주적 풍경 속에 떠가는 작은 비상체는 어쩌면 자연과의 교감 속에 이루어지는 이 작가의 무한한 자유의 개념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