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S

가스통 디엘 "자연의 매력을 되살린다는 것"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1978

자연의 매력을 되살린다는 것

2017-01-16

여러 해 동안 이성자씨는, 시간을 조화롭게 엮는 것처럼 씨가 닦고 다양하게 가꾸고 웅장하게 꾸며온 그 기호의 언어를 우리로 하여금 판독하는,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해석하는 습관을 갖게 하였다. 나는 놀라운 기술로 배열된 그 훌륭한 비원들을 씨의 언어 속에서 재발견했다고 생각해 왔다. 이 훌륭한 비원에는 씨의 조국의 궁전과 절들이 들어 있다.
점차로 정교한 방법으로 1976년경의 씨의 작품은 심오한 변화에 이르렀다. 씨는 과감하게도 대단한 대형화를 시작했는데, 여기에서는 극도로 여과된 기호가 거의 기하학적인 모습을 띠게 되었고, 대 우주 속에 포용되어 있는 소우주의 그 신비롭고도 기념비적인 상징으로 승화되었다. 보기 드물게 정확하게 잘린 씨의 반원들이 짝을 이루고 있는 데서 나오는 그 장엄한 순수 감각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 장엄한 순수 감각 속에서는 생명의 싹을 형상화시키고 있는 것 같은 세포의 핵이 숨쉬고 있는 것이다. 이 힘차면서도 수수께끼 같은 건축 구조 속에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꿈과 상상력에 여전히 맡겨져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예술가 이성자씨는, 공간의 어떤 서정주의에 휩쓸려가지 않고 그 눈부신 목판술에 어떤 현실성을 결합시켜서 그 현실성을 마침내 화폭에다 투사시키고야 말고 엄밀하고 생생한 인상처럼 응용하고야 만다. 이처럼 예상되지 않았던, 그래서 거의 역설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결합으로부터 이성자씨는 과감하면서도 암시적인 방법을 끌어내게 되는데 그것은 곧 실재적인 것으로의 귀환하는 길을 열어 준다.
씨가 그처럼 재치 있게 그것의 현전을 강조하고 있는 나무의 마디들, 도관들, 섬유 조각들이, 자신이 전혀 망각하지 않았던 조상 전래의 근원으로, 씨를 재빨리 귀환하게 하는 것이다. 외모의 반영, 즉 외부 세계에 의해 도치된 이마주가 현재의 그림에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이마쥬는, 하늘에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는 구름떼처럼 계속 밀려오는 파도가 되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재발견된 어떤 자연의 시적 매력인 것이다. 그리하여 숲, 바다, 산들이 어떤 선율적인 꿈 속에서처럼 형태를 띠고 분명해진다. 씨의 최근의 화폭들은 매혹하는 선경이 스며 있고 어떤 낭만주의에도 양보할 수 없는 영혼의 풍경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왜냐하면 이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자연이 베풀어 주는 모든 마술적 힘을 되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창작가는 언제든지 적절한 순간에 본질에 접근할 줄 알며, 새로운 여명에서 언제나 효과적인 방법을, 즉 그 구성 요소들의 조화가 지배하는 우주의 개혁에 참가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끌어낼 줄 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예술가인 이성자씬가 잘 깨닫고 그처럼 효과적으로 자신의 직관과 자신의 비상한 감각에 호소하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일상생활의 그 훌륭한 신비에 더 잘 접근한 것이며, 매혹적인 절제의 색채로 일상의 훌륭한 신비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1978년 4월
가스똥 디엘 (Gaston DIEHL)